인공지능(AI) 연구자들의 노벨상 석권으로 ‘AI 시대’가 본격 도래한 가운데 게임사들도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AI 도구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신작 출시 기간을 단축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도 글로벌 게임 강국 도약을 목표로 AI 게임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업계의 AI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생성형 AI 기반 창작 도구 ‘바르코 스튜디오’로 게임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바르코 스튜디오는 이미지·텍스트 생성 및 관리, 비플레이어캐릭터와 챗봇 제작 등의 기능을 갖춘 도구다. 이전에는 게임 속 수십 명의 캐릭터를 일일이 제작해야 했지만, 이 도구를 이용하면 하나의 캐릭터에 미세한 차이를 더해 다양한 캐릭터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메타의 거대언어모델(LLM) 라마에 한국어 성능을 추가한 ‘라마 바르코 LLM’도 공개했다.
넥슨은 지난 2017년 데이터 과학 연구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를 세웠다. 인텔리전스랩스가 개발한 음성 제작 솔루션 ‘보이스 크리에이터’는 AI가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먼저 학습한 후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구현한다. 매번 성우나 개발자가 게임 음성을 녹음하지 않아도 된다. 크래프톤은 AI를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자회사 ‘렐루게임즈’를 운영 중이다. 렐루게임즈는 지난 5월 신작 ‘마법소녀 루루핑’을 내놨다. 투입된 개발자는 3명, 제작 기간은 1개월에 불과했다.
정부도 AI 게임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팔을 걷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말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서에는 콘솔·인디 게임 및 AI 활용 게임을 지원해 미래 시장 선점을 돕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AI 게임 등 새로운 게임성 발굴을 적극 장려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AI 게임과 관련해 공식적인 지원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 게임사들의 관련 기술 투자는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