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무릎’이다. 노년에도 여전히 활기차게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무릎 건강을 챙기는 지혜를 키워야 한다.
건강한 무릎이란 무엇일까. 구조적 안정성을 갖춘 무릎이다. 무릎 관절은 인대와 연골, 뼈가 상호 간에 잘 작동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 동시에 이들 구조가 부드럽게 움직이고 통증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일상적인 활동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 모든 게 충족됐다면 건강한 무릎이다. 34년간 정형외과 전문의로 수많은 무릎을 치료하면서 건강한 무릎이란 어떤 무릎인지, 그 상태를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과 방법을 자연스레 정리해왔다. 오늘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건강한 무릎의 기준 첫 번째는 ‘통증 없이 서고 걸을 수 있는가’다. 특별한 사고 없이 무릎에 통증이 있다면 일단 체중을 조절하고 하체 근육 강화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면 무릎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해 꾸준히 근력을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다.
둘째 ‘관절 운동이 원활한가’다. 관절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다면 매일 스트레칭을 해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 마루에 다리를 쭉 펴거나 양반 다리로 앉는 등의 간단한 동작으로 무릎 관절의 움직임을 확인해 보자.
셋째 ‘양쪽 무릎의 균형이 잘 잡혔는가’다. 무릎이 부었거나 비대칭이라면 무릎의 균형이 깨졌을 가능성이 크다. 붓기가 계속된다면 냉찜질을 하며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문제가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균형을 되찾기 위해선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넷째 ‘일상에서 통증이나 절뚝거림이 없는가’다. 절뚝거림이 나타나면 바로잡아야 한다. 간단한 무릎 보호대 착용이나 휴식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상에서의 통증은 쉽게 무시할 문제가 아니다.
다섯째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부담이 없는가’이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 부담을 느낀다면 평지에서의 걷기 운동을 우선시해야 한다. 필요할 땐 지팡이나 보조 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스쿼시나 런지처럼 슬개골에 부담을 주는 운동은 일단 삼가야 한다.
여섯째 ‘양쪽 발목을 붙였을 때 무릎 사이가 2.5㎝ 이하로 벌어지는가’다. 발목을 붙였을 때 무릎 사이가 2.5㎝ 이상 벌어지면 ‘O 다리’로 볼 수 있다. 이는 관절 이상을 의미하고 근력 강화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전문의 진료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게 좋다.
일곱째 ‘무릎을 붙였을 때 발목이 2.5㎝ 이상 벌어지지 않는가’다. 2.5㎝ 이상 발목이 벌어지면 ‘X 다리’로 볼 수 있다. 이는 평발이나 발의 구조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발에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고 피로도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여덟째 ‘심하게 다친 병력이나 수술 경험이 있는가’다. 과거에 다치거나 수술 경험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과 재활 운동이 필수다. 무릎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정형외과 전문의의 조언을 받아 예방 조처를 하는 게 중요하다.
무릎 건강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삶의 질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다. 위의 기준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않는다면 지금이 바로 무릎 건강을 챙길 때다. 젊은 노인으로 오래도록 활기찬 삶을 누리기 위해선 정확한 조기 진단과 관리가 필수다. 무릎의 작은 불편함이 나중에 큰 문제로 발전하기 전에 지금부터 꾸준히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
건강한 무릎의 조건에 충족되지 않더라도 대부분은 정확한 진단보단 약을 먹거나 침이나 주사를 맞는 정도로 불편한 상태를 유지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문제를 키워 훗날 인공관절 수술로 이어지는 원인이 된다.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무릎 건강을 미리미리 챙겨야 하는 이유다.
이창우 선한목자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