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치러지는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야3당의 각축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며 ‘야권 큰집론’을 내세웠고, 조국혁신당은 지도부의 ‘월세살이’로 바닥 민심 끌어안기에 집중했다. 최근 진보당이 ‘생활정치’로 민심을 파고들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누구도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막판 혼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영광을 찾아 장세일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 대표의 이 지역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대표는 영광군청사거리 유세에서 “운명을 가르는 이 긴박한 상황에서 전선이 흐트러지고 교란되면 되겠느냐. 대오를 단단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대여 전선, 정권 심판 전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장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어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던데, 장 후보가 2등으로 밀렸다는 보도가 있다”며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고 실제로 투표 많이 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건 남도일보 의뢰로 진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지난 7∼8일 영광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 대상)로 진보당 이석하 후보가 35.0%로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민주당 장 후보는 33.4%로 2위를 기록했다. 혁신당 장현 후보는 27.4%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을 잘 견제하고 심판할 수 있도록 야권의 큰집인 민주당에 힘을 실어 달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호남에서 패하면 지도부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를 진행한 뒤 오후부터 영광 현장 일정을 촘촘히 소화했다. 조 대표는 영광읍을 시작으로 어민회, 노인복지센터를 연이어 방문하며 장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의 월세살이가 민심에 호소력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자신한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조직력을 당대표의 땀으로 채우며 민주당에 실망한 지역 유권자를 자극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혁신당 고위 관계자는 “조 대표가 시간을 아껴가며 바닥을 파고, 뚜벅이로 일정을 수행하는 게 혁신당의 가장 유력한 선거운동 수단”이라며 “우리는 군민들에게 원래 약속한 대로, 예정된 루틴대로 간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두터운 지역 조직을 무기로 유권자 상대 스킨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진보당은 지난여름부터 지역 일손돕기와 상가 청소 등 활동을 통해 꾸준히 지역민 마음을 얻어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선거 막바지에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약진하는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진보당 관계자는 “혼탁한 지역 선거전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봉사활동과 겸손한 자세를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