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72주년을 맞아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는 ‘그레이트 챌린저(위대한 도전자)’ 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룹 내 계열사 간 경영 성적이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김 회장은 “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신념과 최고를 향한 끈질긴 집념으로 100년 한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겠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10일 직접 발표한 창립기념사에서 현재의 경영환경에 대해 “순간의 주저가 영원한 도태를 부르는 냉혹한 환경”이라고 진단하며 성공의 경험을 그룹 전체로 확산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방위산업에서의 사업 확장과 연이은 수주 성공을 꼽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기준 방산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89% 증가한 260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시스템 또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35% 증가했다.
김 회장은 방산 계열사들의 선전에 대해 한화그룹의 방산을 향한 신념과 그동안의 도전의 역사를 빛나게 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현재의 성공이 지정학적 정세에 따른 일시적인 실적에 머물지 않도록 연구개발(R&D)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 개척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업황 부진의 타격을 받고 있는 석유화학과 에너지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했던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돌아보고 혁신으로 시장을 다시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그레이트 챌린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도 지난해 신년사에 이어 거듭 포함됐다. 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기념사를 마무리하며 강조한 것은 안전의 중요성이었다. 그룹의 시작점이었던 한국화약 시절부터 강조했던 안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표이사에서부터 임직원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안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