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10일 북한이 한국과 접한 남쪽 국경 영구 차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스스로 고립되고 차단하기 위한 고립선을 세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이미 지난 8월 남북 연결통로 전체를 실질적으로 차단한 사실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방위원장의 관련 질의에 “김정은 체제는 두려움을 느낀다”며 “이런 조치(방벽을 세우는 것)를 하는 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며, 외부 유입 차단이나 내부 인원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북한이 지난 9일 공언한 남측 국경 봉쇄와 요새화 조치를 우리 군이 사전에 감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남북 육로 차단 작업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경의선과 동해선은 지난 8월 차단됐다. 이런 움직임은 사전에 감시되고 있었다”며 “이번의 발표 의도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1월 경의선 도로 인근에 나뭇잎 지뢰를 살포했고, 지난 5월에는 동해선 철도 레일 및 침목을 제거했다. 이어 6월 동해선 도로 가로등 철거, 7월 경의선 철도 레일 및 침목 제거, 8월 경의선 열차보관소 해체 등 지속적으로 남북 연결통로를 차단해 왔다.
현 정부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전쟁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 보인다’고 한다”며 “윤석열정부의 태도가 잘못됐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허영 의원은 최근 한·미·일의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북·중·러를 견제하는 최전선에 놓이게 된다. (한·미·일 협력이) 제도화돼 연합훈련이 이뤄지면 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도 더 자극한다”고 우려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고 묻자 김 의장은 “정보 판단으로 볼 때 우리의 대비 태세가 확고하고 북한의 전쟁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높지 않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옹호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앞으로 북한은 대한민국 안보 약화를 초래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헤즈볼라를 완전히 제압함으로써 헤즈볼라가 휴전하자고 하지 않았느냐”고 대북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