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부를 맞은 시니어 세대에게 선교 사명을 일깨우며, 이들을 선교 자원으로 헌신하도록 이끌 선교대회가 열렸다.
시니어선교한국, 글로벌연합선교훈련원, 한국기독교시니어사역연합, 한국기독실업인회는 10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2024 시니어 선교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는 국내는 물론 북미와 오세아니아, 몽골 등에서 온 시니어 성도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유기성(선한목자교회 원로) 이동원(지구촌교회 원로) 목사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김하중 장로는 주 강연자로 나서 여생을 선교 사역에 헌신하고자 모인 이들을 격려했다. 유 목사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죽음을 제대로 준비하는 일”이라며 “주님 앞에 설 날을 사모하며, 오늘의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실재하도록 주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라”고 조언했다. 김 장로는 “내 욕심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오직 그의 나라만 구하자”고 권면했다. 이 목사는 “끝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받는다”며 “바울처럼 하나님 맡기신 복음 전도의 길을 완주하자”고 독려했다.
선교대회는 해외선교, 이주민선교, 북한선교로 나뉜 분과별 강의를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각자 관심사에 맞는 강의를 선택해 수강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초로부터 완연한 백발의 목회자까지 강의를 듣는 이들의 눈빛은 청년 못지않게 빛났다.
권효상 고려신학대학원 교수와 시니어선교한국 고문인 최철희 선교사는 시니어 선교 과제와 선교사로 사역하는 데 필요한 것 등을 안내했다. 최 선교사는 “점점 어려워지는 선교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평신도, 전문인, 비즈니스 등 다양한 선교사가 요구되는데 여기에 가장 좋은 자원이 시니어들”이라고 강조했다.
온누리M센터 노규석 목사는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거주 이주민, 다문화가정의 현실을 전하며 한국교회가 이들을 섬길 방법을 참석자들과 함께 모색했다. 노 목사는 “이주민 선교의 핵심은 예배이고, 이주민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건 예배와 공동체”라며 “이주민·다문화 가정과 관계 맺고 소통할 수 있는 교회가 그들의 희망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15년 북한에서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억류됐다가 풀려난 바 있는 임현수 목사는 북한의 현실과 현실적인 선교 사역 방향을 전했다.
주최 측은 11일부터 선교대회 후속 특별프로그램으로 인천과 경기도 안산의 국내 이주민 사역 현장 탐방, 호남 일대 국내 성지순례, 일본 나가사키 해외 순교지 순례 등을 진행한다.
튀르키예에서 20년 넘게 사역한 이상범(72) 선교사는 “끝까지 튀르키예 선교사로 헌신하고 싶었지만, 현지 체류가 어려워져 불가피하게 국내 이주민 선교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 경험을 살려 국내 거주 튀르키예인을 상대로 인생 후반기 사역을 모색해보고자 한다”며 “강연을 통해 국내 이주민이 처한 현실과 정보를 알게 돼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