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에 목숨을 걸다… 365일 기도하는 ‘더-워십하우스’

입력 2024-10-14 03:05
최상일 은정감리교회 목사가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교회 예배당인 ‘더-워십하우스’에서 예배와 기도가 끊이지 않는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최상일(51) 서울 은정감리교회 목사는 예배에 목숨 건 목회자다. 서울 도심 전원 속 아름다운 기도의 집인 은정교회 예배당 ‘더-워십하우스’에서 24시간 365일 예배하고 기도하는 일을 계속한다. 서울기독청년연합회 대표를 맡아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한국교회와 함께 기도하는 ‘홀리위크’ 사역도 매년 가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는 다음 달 4~11일 제주 대구 인천 서울 그리고 북녘이 보이는 경기도 파주까지 한반도를 북상하며 일주일 넘게 제15회 홀리위크 예배를 진행한다.

서울 도시철도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에서 내려 재개발 지역을 지나 30분 정도 걸으면 언덕 위 숲속에 은정교회가 나타난다. 짙푸른 녹음 사이로 하얀 외벽과 주홍빛 기와 지붕이 한 폭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내부는 벽돌과 원목으로 마감했고 강대상이 위치한 전면은 통유리로 외부와 연결돼 숲이 그대로 예배당 안에 들어와 있다.

이곳에서 최 목사는 청년들 비중이 3분의 1 이상인 성도들과 24시간 예배와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다. 지난 8일 예배당에서 만난 최 목사는 “청년 때부터 민족과 열방을 위해 끊임없이 예배하고 기도하는 센터를 세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워십하우스 하면 당연히 역세권에 접근성 좋은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한 목사님이 숲속에 있는 은정교회를 보시고는 ‘기도의 집은 이런 데 해야 하는데’ 하시는 거예요. 성경은 교회가 기도의 집이라고 말하죠. 은정교회를 로컬처치로 머물게 하지 말고 기도의 집으로 세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선포하자마자 큰 시련이 닥쳤습니다. 도시공원 계획으로 인해 교회가 서울시에 강제 수용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숲속에 위치한 교회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최 목사는 2019년 1월 성도들과 함께 비상새벽기도회를 시작한다. 강제 수용 위기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수 없다는 생각에 매일 오전 5시 40분 성도들과 모여 기도를 드리기로 했다. 뜻밖의 긴급사태인 비상(非常)이 아니고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비상(飛上) 새벽기도회였다. 성도들은 온전히 기도로만 동참하고 모든 행정적 대처는 교회 차원에서 진행했다. 1년간 비상기도회를 하며 시청·구청을 찾아 설득한 결과 기적적으로 교회 부지가 공원 용지에서 제외됐다. 이후 ‘더-워십하우스’란 이름으로 교회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고 전교인 80일 특별새벽기도회를 한 뒤 2021년 7월 입당예배를 드렸다. 최 목사는 “기도의 집은 기도로 세운다는 걸 확신했다”고 말했다.

비상기도회는 지금도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된다. 지난 7일 기준 294주차 예배였다. 화~토요일엔 오전 11시 ‘원띵 예배’를 드리고 저녁엔 성령한국 화요워십, 워십 얼라이브, 금요 은혜의밤, 청년예배 등 대내외 예배가 이어진다. 예배가 없는 시간엔 개인 기도자들이 성전을 지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를 계속한다. 기도 서랍엔 이들이 나누는 기도문이 적혀있다. “주여, 수십년 동안 북한이란 거대 감옥에 갇혀 핍박과 환난과 고난 가운데서도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켜내고 있는 북한 지하교인들을 눈동자와도 같이 지켜 주소서.”

최 목사는 “정기적으로 기도의 집을 섬길 이들을 위해 기도임재학교를 열고 있으며 매일 민족과 열방을 위한 원띵 예배를 드린다”면서 “성전중보기도 지킴이들이 365일 더-워십하우스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띵’ 예배가 무엇이냐고 묻자 최 목사는 시편 27편 4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여기서 다윗이 바라던 한 가지 일(One thing I ask of the Lord) 그게 ‘원띵’이라고 했다. 최 목사에게 ‘원띵’은 365일 끊이지 않은 예배와 기도였다. 그는 ‘더-워십하우스’가 한국교회 청년사역자들을 위한 아지트이자 예배처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목사는 서울기독청년연합회(서기청) 대표도 맡고 있다. 서기청은 하나님 사랑, 민족 사랑을 외치며 매년 가을철 일주일간 연속 예배로 청년들을 깨우는 ‘홀리위크’를 진행해 왔다. 최 목사는 “청년들과 거리에서 예배하기를 즐거워한 무명의 목회자들이 함께해 올해로 15회째 홀리위크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홀리위크는 1907 평양대부흥, 1974 엑스플로 대회처럼 일주일간 한국교회가 연합해 예배 드리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이 땅에서 부흥의 불씨를 다시 점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2024 홀리위크는 11월 4일 제주 국제순복음교회에서 시작해 5일 대구 수레바퀴북한선교회, 6일 대전 오메가교회, 7일 인천 큰기쁨교회, 8일 서울 더-워십하우스, 10일 경기도 파주 북한선교센터에서 저녁 집회를 진행한다. 최 목사는 “활시위를 크게 당기면 화살이 멀리 나아가듯 제주도에서 시작된 부흥의 불길이 한반도를 가로질러 접경지인 파주를 넘어 북녘땅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