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거룩이 비전이다

입력 2024-10-12 03:14

교회에서 흔히 쓰는 ‘비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주로 미래의 경건한 삶의 모습이나 방향을 떠올리거나 결심하고 기도하는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우리는 비전을 개인의 목표나 꿈과 연결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는 비전은 그와 다릅니다. 성경에서 비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봤습니다. NIV 성경을 기준으로 총 65번 언급됩니다. 그중 40번 이상은 이상이나 환상으로 번역됐고, 나머지는 묵시나 계시로 번역됐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비전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특별한 계시와 방향이 비전입니다.

비전은 내가 추구할 삶의 방향이나 계획을 설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비전을 자신의 꿈이나 바람으로 여기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비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이끄시는 방향입니다.

우리가 자주 부르는 찬양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의 후렴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꿈이 나의 비전이 되고.’ 하나님의 꿈은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꿈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알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꿈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결과를 맺기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져야 할 비전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 데살로니가전서 4장 3절에서 주님은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꿈은 우리가 거룩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비전이라고 말할 때 직업이나 사명, 미래의 방향 등을 떠올리지만 그 비전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비전은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과정이며 그 중심에 있는 것은 거룩입니다.

거룩은 단순히 도덕적 완벽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을 뜻하는 히브리어 ‘카도쉬’는 영어로 ‘Cut’, 즉 자른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거룩은 조금 다르거나 조금 나은 상태가 아니라 완전히 구별되고 철저히 끊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덴동산에서 인류는 사탄의 미혹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Cut, 즉 끊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못했고 그 결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됐습니다.

‘이것이 너희 신이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주변 사람들과 실제로 다르지 않다면 우리는 그 문제의 일부가 된다고 말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거룩해야 하는지 아셨습니다. 거룩하지 못한 삶은 반드시 문제를 초래할 것이고 이는 성경 속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거룩하지 못한 삶을 회복시키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끊어내지 못한 죄의 결과인 사망의 길을 대신 끊으셨습니다. 그분이 치르신 희생이 곧 은혜입니다. 복음은 그저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이 복음은 우리의 삶에서 끊어내지 못한 죄를 대신 끊어내셨다는 확신입니다. 그리고 이 복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여 그들도 하나님의 거룩에 초대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다른 것들로 거룩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꿈인 거룩을 우리의 비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박진 목사 (크로스디사이플스 리더)

◇박진 목사는 크리스천 청년 문화 진흥 단체 ‘크로스디사이플스’ 리더입니다. 서울 용산구의 이태원웨이처치에서 섬김목사로 시무하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