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제국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황제의 삶, 그중에서도 그들의 사생활을 주로 살펴본 역사서다. 황제가 어디에서 살았고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와 잠을 자고 어떻게 여행했는지 등을 따라가며 로마사를 서술했다. 카이사르에서 시작해 세베루스까지 300여년에 걸쳐 로마를 통치했던 30여명을 조명했다.
가난한 손님들에게 밀랍으로 만든 가짜 음식을 내주는 엘라가발루스, 로마가 불에 탔을 때 수금을 연주했다는 네로, 파리를 펜으로 찍어 누르며 권태를 달랬다는 도미티아누스, 콜로세움의 관중에게 화살을 난사했다는 콤모두스…. 이들의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제정에 대한 신민들의 공포와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추론할 수 있다. 저자는 “나는 왜 어떤 황제는 가학적인 괴물로 역사에서 폄훼되고, 어떤 황제는 최선을 다한 훌륭한 인물로 평가되는지에 관심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너머로 로마의 전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더 큰 그림을 보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사진과 그림, 지도 등이 수록돼 고대 로마의 풍경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