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9일 “삼성이 스마트폰 시대에는 잘나갔지만, 인공지능(AI) 시대는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해비치호텔 제주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202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2024 미국대선 그리고 반도체 주권국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시대에는 삼성, 애플이 잘나가고 IBM, 인텔은 힘을 못 썼는데 이제 삼성과 애플도 똑같은 딜레마에 빠졌다”며 “새로운 AI 시대를 맞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10년간 축적된 삼성의 위기가 이제 터진 것”이라며 “삼성이 그동안 우리가 최고였다는 생각에 관료화됐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텔이나 AMD에서 인재를 스카우트해왔던 정신을 잊으면 안 된다”며 “정부의 다양한 인재 양성과 더불어 삼성도 인재를 뺏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3명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반도체와 AI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반도체를 지배하는 자가 21세기를 지배할 것”이라며 “우리 생활에서 이제 반도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 박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 경제와 무역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돌아갈 것이고, 해리스도 대미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