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작가인 필립 얀시는 기도를 “하나님께로 가는 가장 쉽고도 가장 어려운 길”이라 정의했다. 쉽다는 말은 누구나 눈을 감으면 기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장 어렵다는 말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깊이 만나는 기도는 단순한 간구 이상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건우 좋은씨앗교회 목사의 책 ‘예수께 기도를 배우다’는 기도는 배워야 하는 것임을 알려주면서 기도의 교과서인 주기도문으로 기도의 정수를 알려준다.
주기도문에 대한 여러 책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이 책은 몇 가지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첫째 삶의 적용을 위한 메시지가 담겼다. 주기도문의 형식을 따르지만 성경 주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기보단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성도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가슴을 울리는 은혜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게 한다. 또 기도의 장점을 언급하는 동시에 기도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면서 공감과 도전을 함께 제시한다.
둘째로 회개를 불러일으키는 메시지가 있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이에 저자는 인간의 나라, 즉 자신의 나라를 구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성경 속에서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바울을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다.(딤후 4:10) 저자는 데마의 예를 들어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지 않는 삶 자체가 하나님을 거역하는 삶임을 말한다.
셋째로 책에는 공동체의 기도를 배우는 메시지가 있다. 주기도문은 개인 기도문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는 기도문이다. 개인적 삶의 적용과 회개를 끌어내지만 마지막엔 공동체가 함께 기도할 때 성령께서 주시는 소망으로 마무리된다. 오늘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 공동체를 통해 이뤄진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이미 시작됐다는 걸 알려주는 그림자다. 또한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기도하는 사명의 공동체이다.
우리는 기도하는 만큼 변화하며 기도하는 대로 살아간다. 주기도문은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 기도다. 기도 없는 세상에서 거룩한 기도의 공동체로 살아가야 함을 나지막한 음성으로 기술하는 책은 그 자체의 가르침으로 큰 울림을 준다. ‘예수께 기도를 배우다’란 제목 그대로 예수님에게 기도를 직접 사사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이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공동체가 함께 기도를 배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