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가 올해도 ‘한국교회 트렌드 2025’를 출간했다. 2022년부터 매년 제시하는 10가지 키워드 가운데 가장 관심거리가 될 주제를 첫 번째로 내세우는데 올해는 바로 ‘유반젤리즘(You-vangelism)’이다.
유반젤리즘은 코로나19 이후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튜브가 복음전파에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유튜브(YouTube)와 복음을 뜻하는 에반젤리즘(Evangelism·복음주의)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다. 이 책에서 한국 종교인들이 유튜브를 사용하는 경험치를 조사한 통계를 보면 개신교인은 타 종교인에 비해 두 배나 많게 유튜브를 시청했고 개신교 응답자 86.4%는 기독교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젊은 세대의 유튜브 사용이 많았지만 코로나가 지나간 뒤에는 전 세대에 걸쳐 유튜브 사용자가 확대됐음을 설명하면서 젊은 개신교인은 유튜브를 통해 찬양을 듣고 중년 이상 세대는 설교를 듣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따라서 복음 전파에 대세가 된 유튜브는 새로운 시대에 전도와 선교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후 기독교인은 설교와 예배에 대해 유튜브나 영상매체보다는 현장을 더 선호하는 경향으로 가고 있고 ‘성도 교제’와 ‘교회학교 활동’은 유튜브가 대체할 수 없는 교회 고유의 영역으로 유반젤리즘도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설명했다.
유반젤리즘은 복음에 대해 한 가지 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더 이상 읽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성경을 읽지 않으니 성경에 대한 오독과 오역, 나아가 영적 난독증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종종 유튜브로 성경을 읽었다는 성도들은 일하면서 성경 읽기 유튜브를 틀어놓고 일 년에 여러 번 성경통독을 했다고 자랑하기도 하고 성경 본문을 읽지도 않고 유튜브에 나오는 성경공부 영상을 보는 것으로 성경에 대한 지적 역량이 넓어졌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경을 활자와 단어, 문장과 단락, 맥락과 역사를 통해 직접 읽으면서 공시적이고 통시적인 경험을 하지 않으니 경계를 뛰어넘는 신앙적 인식이 부족해진다. 또 목회자들의 설교나 검증되지 않는 기독교 유튜버들의 2차적 메시지가 성경보다 더 믿을 만하다고 착각하고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불신앙의 문제에 빠지게 된다.
진리는 성경에 있고 그것을 읽고 묵상하며 거룩한 상상 속에 말씀을 풀어주시는 성령의 임재를 체험할 때 진정으로 복음의 내재가 우리 삶에 이뤄진다. 성경은 유튜브와 같은 영상을 통해 피상적으로 보고 듣는 것만으로 우리를 영적인 깊이에 들어가게 하지 않는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책 읽기가 한 인간의 자아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삶의 행위라고 봤고 성경은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수 1:8)고 증거한다.
이를 위해 먼저 성경은 낭독(朗讀)돼야 한다. 말씀을 소리 내서 읽는 옛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느 8:8, 렘 36:6, 계 1:3) 또한 성경은 정독(精讀)해서 읽어야 한다. 꼭 일 년에 일독을 할 필요는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꼭꼭 씹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 글자, 한 단어, 한 문장 하나하나 정독해서 읽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경을 묵독(默讀)해야 한다. 자기 자신과 하나님 사이에 말씀을 두고 고독한 성경 읽기 훈련을 해야 한다.
이 시대의 유반젤리즘은 영적 난독증에 빠지게 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 성경을 읽어야 한다. 마르틴 루터가 이 시대에 다시 등장해 종교개혁의 구호를 외쳤다면 그것이 유반젤리즘이었을까.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루터는 지금도 똑같이 외쳤을 것이다.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
김주용 연동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