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과 강진, 전쟁으로 ‘고난의 한복판’에 있는 시리아·레바논 교회는 피란민들에게 피란처를 제공하고 성도들이 복음으로 고난 가운데 승리할 수 있도록 등대 역할을 한다. 한국교회는 고통받는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연대하고 있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단장 김태영 목사)은 지난해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 피해 현장이 신속하게 복구될 수 있도록 세계식량계획(WFP), 시리아 정교회 등을 통해 긴급구호기금을 전달했다. 또 심리 지원과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캠프를 운영하며 현지 교회를 상대로 회복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사역을 바탕으로 한교봉은 최근 시리아·레바논 복음주의공동체 최고위원회 회장이자 시리아·레바논 전국복음주의총회(NESSL) 사무총장인 조셉 카사브 목사, NESSL 부총회장 이브라임 니세르 목사를 초청해 한국교회와 시리아 간 재난 지원 복구를 위한 중장기 협약식을 맺는 사역을 진행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국군중앙교회에서 카사브 NESSL 사무총장과 니세르 NESSL 부총회장, 김철훈 한교봉 사무총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10년 이상 지속된 내전에 강진까지 발생한 시리아 상황이 궁금하다.
△카사브 사무총장=지난해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은 지역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여전히 많은 가정이 지진으로 인한 피해 여파로 고통받고 있다. 시리아는 지난 13년간 겪은 내전과 폭력을 겪었으며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에 부과한 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시리아 교회는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야 할 의무와 사명을 붙잡고 현장을 지키고 있다.
-시리아교회는 난민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카사브 사무총장=교회는 지진으로 피해당한 주민들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교회는 지진 직후 피해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교회 예배당뿐 아니라 교회 강당을 내놓고 어린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열었다.
그리고 피란처를 찾아 교회로 몰려온 이들에게 음식과 겨울 의류와 담요, 난방, 연료 등을 제공하는 긴급구호 작업을 시행했다. 지진 발생 직후 교회는 집이 완전히 파손된 가정에 1년간 주택 임대료를 무상으로 지원했으며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의료 서비스도 했다. 이 사역들은 인류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시리아·레바논 성도들은 고난 가운데 어떻게 믿음을 지키고 있나.
△카사브 사무총장=두 나라 교회들은 성도들이 믿음을 지탱하기 어려운 시기에 마음을 굳게 붙잡아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교회는 먼저 재난 속에 나타난 고난의 의미를 찾고 사람들의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해석해줘야 한다. 기독교 공동체는 고난 속에서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임재를 먼저 체험하고 경험한 사람들이다.
믿음의 사람들은 스스로 고난을 택하신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인 기독교인들은 서로 가까워졌고, 믿음 공동체로 인해 어려움을 직면하기 쉬워졌다. 비록 교회들이 파괴됐을지라도 그리스도를 향한 그들의 믿음을 결코 파괴할 수 없었다. 역사 가운데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한다.
-두 나라의 이름이 들어간 총회는 어떻게 결성됐나.
△니세르 부총회장=1920년 이전에는 시리아와 레바논이 지금처럼 개별 국가가 아니었다. 오스만 제국이 두 나라뿐 아니라 중동 전 지역을 모두 통치했기 때문이다. 1918년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와 영국은 중동의 많은 지역을 지금의 여러 국가로 나눠 통치했다.
1920년 프랑스의 위임통치령에 따라 시리아와 레바논은 1945년까지 두 개의 개별 국가로 형성됐지만, 1920년부터 시리아와 레바논의 모든 장로교는 NESSL의 연합 조직으로 결성됐다. 이런 교회 통합은 장로교뿐 아니라 모든 전통 기독교교회(가톨릭과 정교회)도 같은 상황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NESSL에는 38개의 개신교회가 소속돼 있다. 그 중 지난해 지진으로 18개 교회가 큰 피해를 입었으며 1034개 가정이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게 됐다.
-시리아와 레바논을 위한 기도 제목을 나눠달라.
△니세르 부총회장=최근 열흘간 한국을 방문한 뒤 우리의 마음은 사랑과 감사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한국교회들이 시리아와 레바논을 생각하고 기도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이 나라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성스러움을 위해 기도하기를 바란다. 하나님께서 한반도에도 통일의 길을 위한 창의적 통로를 열어주실 것을 기도한다.
△김철훈 사무총장=한교봉은 NESSL을 통해 지진으로 무너진 18개 교회 지역에 지속가능한 복구와 더불어 신앙공동체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후원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 모든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한국교회는 시리아에 남겨진 교회들을 돌볼 책임이 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