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 토대 ‘AI 대부’, 노벨 물리학상에

입력 2024-10-09 03:36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 학습)의 기초를 확립하는 데 공로를 세운 두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해 스스로 추론하는 기술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 분류와 분석을 가능케 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존 홉필드(91)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76)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를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물리학을 이용해 인공신경망으로 머신러닝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발견과 발명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의 발견과 발명은 머신러닝의 기본 요소”라며 “이들은 통계 물리학의 기본 개념을 사용해 연상 기억 기능을 하는 인공신경망을 설계했으며, 이는 입자 물리학, 재료 과학, 천체 물리학 등 다양한 물리학 주제에 걸쳐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사용됐다”고 평가했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3400만원)가 지급된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홉필드는 원자의 물리적 성질에 착안해 이미지와 다른 유형의 패턴을 데이터에 저장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힌턴은 홉필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주어진 유형의 데이터에서 특징적인 요소를 통계물리학적으로 찾아내는 ‘볼츠만 머신(확률적 신경망 모델)’을 개발했다. 이 머신은 네트워크의 연결 강도를 조절해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분류하거나 예시에서 패턴을 학습할 수 있다.

인공신경망 분야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시기도 있었지만 2010년대 이후 연산 능력이 확대되고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더해지면서 최근 폭발적 AI 기술 성장을 이끌었다. 힌턴은 이 공로로 2019년 컴퓨터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받기도 했다.

힌턴은 수상 직후 전화 기자회견에서 “AI 기술이 의료 등의 분야에 혁명을 일으켜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