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불공정거래 즉각 조사”

입력 2024-10-09 01:52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4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과열되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즉각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공개매수 기간 중이나 종료 직후에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8일 주례 임원회의에서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도외시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결국 주주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매수 과정뿐만 아니라 이후 일어나는 사안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특히 상대 측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을 가진 불공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고려아연과 영풍은 공개매수가보다 비싼 가격에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거나 상대의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노골적인 경쟁을 펼쳐왔다.

금감원은 이번 공개매수 경쟁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하며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이날 ‘주의’ 단계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근거 없는 악의적 소문 등으로 투자자의 오해나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우려된다”며 “소비자는 장내매수와 다른 공개매수의 특징을 이해한 뒤 투자하고, 공개매수 기간 중이나 종료 후에 주가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조사 착수에도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보다 0.5% 떨어진 77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2일 55만6000원에서 한 달도 안돼 39.6% 오른 가격이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고려아연을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