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만 못해도…” 中 증시, 추가 부양책에 ‘나홀로 불기둥’

입력 2024-10-09 01:51
국민일보DB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데 이어 8일 2000억 위안(38조원) 규모의 추가 재정 투입 방침을 발표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 증시가 급등했다. 추가 부양책 발표 직후 그 규모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시적으로 상승 폭이 줄었지만 연휴 기간 되살아난 소비에 따른 내수 회복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중국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59% 오른 3489.78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선전종합지수도 8.89% 급등한 2098.77로 거래를 마쳤다. 국경절(10월 1~7일)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는 추가 경기 부양책 발표를 앞두고 7%대 급등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증시 거래액은 장중 2조6000억 위안(약 497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폭등하던 중국 증시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발개위) ‘패키지 증량 정책의 시스템적 이행, 경제 상승 구조 개선 및 발전 추세 지속 호전’ 발표 직후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가 경기 부양 정책의 규모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시장에선 경기 회복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 정부가 10조 위안(1911조1000억원) 규모의 정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발개위가 이날 발표한 증량 정책의 주요 내용은 내년도 중앙정부 예산 1000억 위안(19조원)을 올해 앞당겨 사용하고, 양중(兩重·국가 중대 전략과 안전 안보 능력 등 중점 분야) 건설 프로젝트에 1000억 위안을 할당하겠다는 것이다.


정산제 발개위 주임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시장 강화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며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하고 부채 위험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책 효과와 더불어 소비 심리가 회복됐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중국 증시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국 시가총액 상위 300개 기업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도 개장 직후 11% 올랐다가 발개위의 정책 발표 이후 상승 폭이 4~5%로 줄었지만, 최종적으로 전 거래일보다 5.93% 오른 4256.10으로 장을 마쳤다.

홍콩 증시는 본토 증시 개장과 차익 실현 매물 발생의 영향으로 9.41% 급락하며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0.61%)와 일본 닛케이225(-1.00%), 대만 가권지수(-0.40%)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