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퍼져나가는 성오염 물결…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입력 2024-10-09 03:08 수정 2024-10-09 03:08
태국이 동남아시아 최초로 동성혼 허용국가가 됐다. 사진은 태국에서 열린 퀴어행사에서 동성혼을 환영하는 시민들이 팻말 등을 든 채 행진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전 세계가 성오염 물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동성애자 정치인, 동성혼 합법화 등으로 동성애 물결이 거세지면서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 국가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로 퍼져나가고 있다.

운동계·정치계도 예외 아니야

동성애 물결은 정치계와 스포츠계로도 흘러 들어갔다. 동성애자 총리와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막 내린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때아닌 성별 논쟁이 촉발됐다. 여자 복싱 경기에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진 이마네 칼리프(알제리) 선수가 출전해 논란이 일었다. 칼리프는 여자 복싱 66㎏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와 경기를 펼쳤고 카리니는 경기 46초 만에 기권했다. 칼리프는 결국 이 종목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만 출신의 린위팅도 복싱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5대 0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칼리프가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인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고 여권상 여성으로 표기된 것을 근거로 남자 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여성 경기에 출전해도 되는지 찬반 논란이 거셌다. 이를 두고 여성 선수의 기회가 박탈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교계와 여성계 등에서 끊이지 않았다.

앞서 개막식에서는 ‘드래그퀸’으로 불리는 여장남자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해 신성모독을 했다는 이유로 빈축을 샀다. 파리올림픽에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선수는 191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범람하는 성오염 물결과 무관치 없다. 운동경기에서 성별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공립대 여자대학부 배구 경기에는 총 5명의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6월 트랜스젠더 선수 나화린(37)이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사이클 경기 3종목 여성 부문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다.

류현모 서울대 치의대 교수는 “생식세포 분열시 여성은 같은 염색체쌍끼리 XX 염색체를 이루는 반면 남성의 경우 X와 Y가 서로 접합해 XY 염색체를 이룬다”면서 “성염색체가 XY인 사람이 여성이 되는 경우는 없다. XX, XY 염색체를 지닌 사람은 발달상태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란이 됐던 복서는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지니고 있는데 여자라고 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치계도 동성애 물결을 피해 가지 못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가브리엘 아탈 교육장관을 최연소 총리로 임명했다. 논란이 된 건 아탈이 프랑스 역사상 첫 동성애자 총리이기 때문이다. 아탈의 총리 임명은 친동성애 진영에 힘을 실어준 반면 국내외 반동성애 진영에는 충격파를 던졌다.

아시아에 부는 동성혼 물결

태국은 동남아 최초로 동성결혼(동성혼)이 가능한 나라가 됐다.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네팔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달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에서 동성 간 결혼 허용을 골자로 한 ‘결혼평등법’이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의 승인을 받아 왕실 관보에 게재됐다. 해당 법은 왕실 관보 게재 후 120일 이후 발효되며, 동성결혼은 내년 1월 22일부터 합법적으로 가능하다. 사실상 동성혼을 위한 모든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태국 상원은 지난 6월 찬성 130표·반대 4표·기권 17표로 ‘결혼평등법’을 가결한 바 있다.

일본 법원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법규는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사실상 동성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3월 일본 삿포로 고등법원 재판부는 동성 커플 3쌍이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이나 호적법의 규정은 헌법을 위반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도쿄지방법원 재판부도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등의 규정은 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그리스는 정교회 국가 가운데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그리스 의회는 올해 초 찬성 176표, 반대 76표, 기권 2표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그리스는 동성결혼 합법화와 더불어 이들의 자녀 입양도 허용했다. 자녀가 있는 동성 연인은 부모의 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보수 성향이 짙은 정교회 국가에서 동성 결혼을 받아들인 것은 그리스가 처음이다. 정교회는 그리스도교 종파 가운데 하나로 전통적인 가족상을 옹호하며 동성애를 죄악시해 왔다. 그동안 유럽연합(EU)에서 동성 결혼을 법제화한 국가는 그리스를 포함해 16개국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37개국이다.

한국교회는 이같은 폐혜를 막기 위해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를 개최한다. 최근 동성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판결과 잇따르는 성혁명 법안 발의 등에 경각심을 갖고, 한국 교계가 힘을 하나로 모아 복음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