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 불기소 결정문에 “최재영 목사가 ‘목회자인 자신을 믿으라’고 얘기하며 김 여사를 안심시켰다”고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는 최 목사의 각종 요청에 대해 “요청을 직접 전달받지 않았거나, 선물과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31쪽 분량의 결정문을 통해 최 목사와 김 여사의 친분 형성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7일 결정문에 따르면 최 목사는 2022년 1월 18일 김 여사에게 첫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서 자신을 ‘미국 국적 교포이자 목사’라고 소개했고, 대통령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최 목사는 4개월간 김 여사 외모, 학벌, 신앙심 등을 칭찬하거나 각종 의혹을 받은 김 여사를 위로했다.
검찰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최 목사가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만찬에서 김 여사를 처음 대면하게 됐다”고 했다.
최 목사는 만찬 이후 ‘강연, 예배, 티타임, 조언’ 등을 거론하며 지속적으로 접견을 요청했다. 김 여사가 대화의 외부 유출을 우려하자 최 목사는 “목회자이자 통일운동가이고 저술가입니다. 걱정 안 해도 돼요. 제가 뭘 바랄 게 있다고요”라며 안심시켰다.
최 목사는 2022년 6월 20일 김 여사와의 1차 접견 이후 카카오톡 메시지로 김창준 전 미국 하원 의원을 언급하며 ‘국정자문위원으로 임명해주면 좋을 듯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청탁이 아닌 최 목사 개인 의견 표명이었다고 봤다. 최 목사의 김 전 의원 국립묘지 안장 요청에 대해서도 검찰은 직무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최 목사도 김 여사에게 관련 연락을 한 사실이 없다고 인정한 점, 최 목사가 청와대 행정관에게 요청한 내용이 절차 문의에 불과한 점, 김 여사도 요청을 전달받은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서울의소리는 이날 불기소 결정에 불복해 서울중앙지검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최 목사는 “무혐의 처분에 분노스럽고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