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광고’ 수익 기대 부푼 네카오… 이용자는 무슨 죄?

입력 2024-10-08 02:21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면 광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한 신사업과 달리 플랫폼 내 광고 상품은 기업이 보유한 월간활성사용자수(MAU)만 활용하면 돼 실속 있는 수익성 모델이다. 지난해부터 전면 광고를 시범 운영 중인 네이버는 단기간에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상승효과를 누렸다.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는 동안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수익성만 강조한 전면 광고가 사용성을 해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중순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 탭에서 광고를 노출하는 전면 광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카오는 플랫폼 부문 중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광고·커머스 사업을 하는 톡비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톡비즈 매출은 올해 2분기 기준 3070억원으로 전년 동기(2830억원)보다 8.48% 증가했다. 카카오가 전면 광고를 통한 이익 창출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앞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전면 광고 상품 출시를 언급했다.


카카오톡이 전면 광고에 뛰어든 배경에는 MAU 증가세 둔화가 있다. 카카오톡의 MAU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주 이용자인 국내 이용자 규모와 비슷한 MAU를 확보한 상황이라 올해 안에 정체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카카오는 MAU를 늘리는 데 힘 쓰기 보다는 기존에 확보한 MAU를 수익 창출에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모바일 앱 내 전면 광고 상품인 ‘쇼케이스광고’를 베타 버전으로 도입했다. 단일 브랜드의 광고 정보를 앱 전면에 독점으로 노출하는 방식이다. 광고 효과가 큰 만큼 광고 단가가 비싸 삼성전자와 애플, 다이슨 등 대기업들이 주 고객이다. 광고 단가는 기업마다 다르지만 하루 노출 가격은 평균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쇼케이스광고 효과로 네이버의 2분기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2174억원)보다 8.1% 증가한 235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광고주들의 요구를 반영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수정하고 서버와 클라우드의 기술적 부문을 정비하는 등 쇼케이스광고의 상품 고도화 작업에 한창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면 광고에 노출되는 데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네이버가 쇼케이스광고 출시 이후 1년가량이 지난 시점에도 베타 버전을 공식화하지 않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 홍보성 광고의 빈번한 노출은 서비스 사용을 방해하고, 용량이 큰 광고 이미지와 동영상 삽입은 앱 구동을 느리게 만든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화면에서 비즈보드(배너광고) 비중을 배로 늘리고 있어 전면 광고 도입에 따른 이용자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