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괴이한 정치와 결별하라”… 국감 기점, 여당 균열 비집는 야당

입력 2024-10-08 00:25 수정 2024-10-08 00:25
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 개시와 함께 여권의 내부 균열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분위기다. ‘압박 국감’을 선언하고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방어에 나설 여당의 자중지란을 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감 첫날인 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의 괴이한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 명령을 거부하고 대통령 부부 범죄 의혹 방탄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의짐으로 당명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용산 거수기 노릇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이 국민의힘을 버릴 것이고 이는 보수 궤멸로 이어질 것”이라며 “보수가 궤멸한다면 대통령 부부의 책임이 가장 크겠지만 한 대표의 책임도 이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민주당은 또 지난 5일 “일을 못하면 끌어내려야 한다”는 취지의 이재명 대표 발언에 국민의힘이 “탄핵 선동”이라며 반발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에게 공세를 집중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이 발언을 두고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라며 심각하게 왜곡했다”면서 “설마 대통령 만찬에 초대받지 못해 서운한 속마음을 드러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한 대표가 이 대표의 일반론을 두고 굳이 ‘윤석열 탄핵론’으로 띄우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미워할 만도 하다”며 “여권발 탄핵론의 본질은 결국 ‘윤·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머릿속이 탄핵으로 가득 차 있으니 탄핵론이 불거진 것 아니냐”며 “여권 내부 분열이 그만큼 극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향하는 여권의 비난 화살을 한 대표 쪽으로 돌리려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김 최고위원을 본부장으로 한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도 출범시켰다. 김 최고위원은 “선출 안 된 실세가 과잉 권력에 취하니 나라가 망조”라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간사를 맡은 장경태 의원은 “주가 조작, 양평 고속도로, 명품백, 관저 이전, 당무 개입, 공천 개입 등을 포함해 개별적으로 흩어진 제보들을 총망라해 정리할 것”이라며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와 상설특검, 국정조사특위까지 모두 심판본부에서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