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낙태 찬성”에 美 복음주의권 당혹

입력 2024-10-08 03:0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내인 멜라니아(사진) 여사가 낙태 찬성 입장이 담긴 자서전 출간을 예고해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미국 기독 언론들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8일(현지시간) 공개되는 자서전 ‘멜라니아’에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할지를 선택할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나는 성인이 된 이후부터 이렇게 믿어왔다”는 주장을 실었다.

지난 3일 X(옛 트위터)에 올린 자서전 홍보 영상에서도 “개인의 자유는 자신이 수호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의심할 여지 없이 모든 여성은 태어날 때 가진 필수적 권리인 개인의 자유를 다른 누구와 타협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내 몸이고 내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낙태권은 개인이 아닌 주 정부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태 관련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멜라니아 여사는 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편과 의견이 다른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그는 자신이 믿는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의 낙태 관련 발언에 대해 복음주의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보수주의 평론가인 앨리 스터키는 X에 “낙태권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입장과 같다”며 아내의 발언을 막지 못한 트럼프 후보자 측 실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낙태 옹호 유권자층을 설득하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