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의원들에 ‘로잔대회 서울선언문’ 발송된 이유는

입력 2024-10-08 03:02
호주 시드니성시화운동본부 등 현지 한인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최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주의회 타운홀 앞에서 평등법 제정을 반대하며 ‘제3차 검정우산연합집회’를 열고 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제공

호주 한인교회가 제4차 로잔대회에서 발표된 ‘서울선언문’ 가운데 성경적 성정체성에 관한 조항을 현지 국회의원들에게 전하며 반성경적인 입법 막기에 나섰다.

7일 세계성시화운동본부(대표회장 김상복 목사, 전용태 장로)에 따르면 시드니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인 김병근 목사는 6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지역구 93명, 전국구 42명 등 135명의 국회의원에게 서울선언문에 수록된 ‘성 정체성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조항을 발췌해 이메일로 첨부·발송했다.

오는 31일 법안 처리시한 만료를 앞두고 NSW 주 의회에서 치열하게 입법 논의 중인 ‘평등법(Equality Legislation Amendment)’ 제정에 반대한다는 차원에서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에 따르면 시드니성시화운동본부 등 현지 교계는 이 ‘평등법’이 한국의 차별금지법처럼 동성애자(LGBTQ)들의 권리만 편향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목사는 “평등법이 통과되면 자녀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성별을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며, 나아가 교회와 학교의 종교적 자유가 억압받고 훼손될 것”이라며 법 제정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제3세계 국가들의 소외계층 여성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아이를 낳아 호주로 데려오는 것을 포함해 대리모의 상업화를 허용하고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가 현지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성 정체성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조항에는 ‘우리는 섹슈얼리티(성)에 대한 왜곡을 통탄한다. 우리는 개인이 하나님의 창조성과 무관하게 젠더(성별)를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달 말 인천에서 열린 제4차 로잔대회의 주최 측은 대회를 폐막하며 시대적 상황에 따른 성경적 신념과 가치를 재확인하는 내용의 ‘서울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 섭리를 거스른 죄’라는 메시지 등도 포함됐다.

김 목사를 중심으로 시드니성시화운동본부는 매주 NSW 주 의회 앞에서 평등법 입법 저지를 위한 수요기도회와 함께 ‘검정우산연합집회’ 등을 열고 현지 시민들에게 평등법안의 문제점을 담은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반성경적 입법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집회에는 현지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모인 시드니한인교회교역자연합회도 적극 동참한다.

김 목사는 “매주 수요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평등법안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지속해서 펼칠 것”이라며 “국회의원 모두가 기독교의 진리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