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격전지인 ‘저격능선’ 전투에서 1952년 전사한 박판옥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가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사진).
박판옥 하사는 1934년 6월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51년 9월 입대했다. 육군 2사단 소속으로 강원도 김화지구 저격능선 전투에 참전해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1952년 10월 16일 18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00년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발굴됐다. 조카인 박광래씨가 제공한 유전자 시료와 비교 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감식단이 정확도가 높은 최신 기술로 재차 유전자 비교·분석을 시도한 끝에 발굴 24년 만인 지난달에 가족관계가 확인됐다. 고인의 화랑무공훈장을 보관하며 신원 확인을 기다리던 동생 박판남씨는 끝내 결과를 받아보지 못하고 지난 7월 세상을 떠났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7일 부안군에 있는 고인 유족의 자택을 찾아 유해를 돌려주는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 박광래씨는 “장가도 못 가신 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작은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속에서 막연하게 유전자 시료를 제공했지만 이렇게 유해를 찾을 수 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