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신부는 아버지 없나”… 하인즈 광고 인종차별 논란

입력 2024-10-08 03:24

미국 식품회사 하인즈가 영국 런던의 지하철역에 게시한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에 휩싸이자 사과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하인즈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흑인 신부가 파스타를 먹는 모습을 담은 광고(사진)를 내보냈다. 드레스에는 붉은 소스가 한 방울 떨어져 있다. 이 광고는 파스타소스 신제품을 소개하며 옷에 소스가 묻는 것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맛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광고에서 흑인 신부의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신부 옆에는 신랑의 부모로 보이는 나이 든 백인 남녀가 앉아 있는데, 신랑 옆에는 나이 든 흑인 여성만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광고가 ‘흑인은 편모 가정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는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엑스에 이 광고를 공유하며 “흑인 소녀들 역시 아빠가 있다”고 썼다. “주류 브랜드에서 흑인 아버지를 완전히 지워버린 건 충격적”이라거나 “흑인 아버지들을 삭제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등의 지적도 쏟아졌다. 하인즈는 논란이 커지자 “이 광고가 의도치 않게 부정적 선입견을 강화하게 된 것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