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리스도의 도인가, 기독교인가

입력 2024-10-08 03:06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하는 우리는 기독교라는 종교를 믿는 걸까요. 아니면 그리스도를 믿는 걸까요. 우리나라 모든 사람은 기독교라는 말을 씁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을 혹자는 ‘기독교인’이라고 부르죠. 심지어 믿는 사람들도 모두 기독교라고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기독교는 영어로 하면 ‘크리스쳐니즘(Christianism)’이 됩니다. 크리스채너티(Christianity)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말합니다. ‘그리스도를 신앙함’이 바로 크리스채너티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이 그리스도 신앙을 기독교라고 불렀고 우리나라도 그대로 기독교라는 말을 씁니다. 그리스도를 뜻글자인 중국어가 소리글자로 표현한 것이 ‘기독’이죠. 한국의 교회는 소리글자인 우리 한글이 ‘크리스도스’라고 원어를 쓸 수 있는데도 소리 흉내를 낼 수 없어 ‘기독’이라고 번역한 중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더해 종교와 철학, 이념과 사상 등에 붙이는 ‘교’를 붙여 기독교라고 종교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기독교라고 하는 데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신앙은 종교가 아닌 종교와 철학 속에, 또 도덕과 이념, 사상 속에 있는 영혼을 구원해 내는 ‘생명의 도’(행 7:28)이기 때문에 종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중국과 한국은 스스로 자기 신앙을 종교 중 하나로 비하해 부릅니다. 불교(Buddhism) 이슬람교(Islamism) 일본의 신도(Shintoism) 심지어 유대교(Judaism) 등 모든 종교에 ‘ism’이 붙습니다. 철학에 칸트철학(Kantism)이나 헤겔철학(Hegelianism), 도덕에 유교(Confucianism), 이념의 공산주의(Communism), 사상의 인본주의(humanism) 등 모든 종교와 철학, 도덕, 이념 사상 속에 갇혀 있는 영혼을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도(히 6:1)는 종교 중 하나가 아닌 그리스도의 도(Christianity)인 셈입니다.

성경은 그리스도 신앙을 십자가의 도(고전 1:18), 진리의 도(벧후 2:2), 의의 도(마 21:32·벧후 2:21), 주의 도(행 18:25)라고 부르지 기독교라고 하지 않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라고 하신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창조주 하나님께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신 ‘그리스도의 도’를 신앙할 때 종교의 틀에 들어가 있는 한국 교회가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 세워질 것입니다.

종교에는 우상을 섬기는 의식과 기복적인 요소가 들어 있고 죄 문제와 부활과 영생에 대한 요소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도에는 회개와 자기 포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먹고 마시고 일하며 살든지 죽든지 영벌의 문제를 해결해 주신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삶을 삽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는 이타적이며 헌신의 삶이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힘을 잃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는 건 바로 기독교라는 종교의 틀에 갇혀 그리스도의 도를 행하지 못해서라는 걸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도의 초보를 버리고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세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 말고 완전한 데로 나아갈지니라.”(히 6:1~2)

이상욱 협동목사(경남 진교전원교회)

◇경남 하동군 진교전원교회는 2010년 6월 4일 이상욱 목사가 설립한 뒤 1970~80대 노년이 출석하는 산속 신앙 공동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족 공동체 같은 유대감으로 예배드리고 있으며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소속입니다. 현재 심은희 담임목사가 시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