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는 대선에서 나머지 48개 주와 다르게 한 표라도 많이 득표한 후보에게 선거인단 전원을 몰아주는 ‘승자독식’ 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번 대선은 선거일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어 네브래스카·메인주에서 선거인단 1명의 ‘이탈’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5일(현지시간) 선거 분석 업체 일렉토럴벤처스의 주별 선거인단 현황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26명,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예측됐다. 결국 당락은 나머지 93명이 걸린 7개 경합주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경합주에서도 결판을 내지 못하면 상황은 다소 복잡해진다. 총 538명의 선거인단은 이론적으로 양당 후보에게 269명씩 돌아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 헌법상 대선의 동점 상황에서는 연방 하원의원들의 투표로 최종 당선인이 결정된다.
다만 네브래스카나 메인주가 동점 전에 당락을 가를 수도 있다. 특히 공화당 강세의 ‘레드 스테이트’인 네브래스카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우세한 제2선거구가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CNN은 “경합주 7곳 가운데 해리스가 ‘블루월(푸른 장벽)’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을 차지하고, 트럼프가 ‘선벨트’ 애리조나·네바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를 가져가면 269대 269로 동점이 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블루월’ 차지에 그쳐도 네브래스카의 ‘블루닷(푸른 점)’인 제2선거구를 확보할 경우 승리를 완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네브래스카는 선거인단 5명 중 2명을 승자에게 배분하고, 나머지 3명을 하원 투표 결과에 따라 할당한다. 제2선거구는 2020년 대선 때 나머지 선거구 4곳과 다르게 조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했다. 트럼프는 네브래스카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승자독식 체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지난달 이 지역 의원들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민주당 텃밭인 북동부에서 최북단인 메인주도 선거인단 중 2명을 승자에게 배분하고 나머지 2명을 하원 투표 결과에 따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72%가 농촌인 제2선거구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레드닷(붉은 점)’으로 분류된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배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CNN에 “메인주 싹쓸이보다 네브래스카에서 1명을 얻는 것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