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AI 답변엔진… ‘검색 강자’ 구글 제국 균열

입력 2024-10-07 01:51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검색 엔진에서 한 단계 진화한 ‘답변 엔진’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존의 검색 엔진이 키워드 중심으로 대량의 정보를 제공했다면, 답변 엔진은 필요한 정보를 목록화하고 출처가 표기된 핵심 내용만 도출한다. 오픈AI와 퍼플렉시티 등 구글 대항마들이 검색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구글 제국’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6일 글로벌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 9월 구글의 글로벌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로 집계됐다. 지난 1월(91.4%)보다 1.4%포인트 낮아졌고, 최근 12개월간 최고치였던 지난해 5월(93.1%)에 비해 3.1%포인트나 하락했다. 검색 엔진 시장에서 꾸준히 91~92% 수준을 유지하던 것이 90%대로 내려온 것은 2018년 8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검색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 90% 선이 깨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최근 잇따라 출시된 답변 엔진 서비스가 구글 점유율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분명 구글에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 “검색 엔진은 광고 비중이 매우 큰 시장으로 구글 기준으로 보면 점유율 1%가 떨어질 때마다 약 2조5000억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구글의 점유율 하락은 사용자들이 답변 엔진 서비스로 이탈한 게 주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의 검색 엔진은 키워드 중심의 검색 방식이 주가 됐다. 사용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수백개의 웹사이트 목록이 나와 일일이 접속해 내용을 확인했다. 반면, 답변 엔진은 100개의 웹사이트 목록을 도출하는 대신 10줄 분량의 간략한 보고서를 작성해준다. 필요한 정보를 목록화하고 주석으로 출처를 달아 AI가 그럴듯한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 현상도 없앴다.

퍼플렉시티는 답변 엔진 서비스로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오픈AI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곳으로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이 방대한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의 목록을 수십개 추천한다면, 퍼플렉시티는 필요한 책 몇 권을 뽑아 내용을 요약해준다. 지난 2022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퍼플렉시티는 지난 5월 기준 이용자가 8500만명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40배 가까이 급증했다. 세계 50여개국에서 매달 2억3000만개의 검색 요청을 처리한다.

오픈AI도 지난 7월 출처를 표기하는 답변 엔진 ‘서치GPT(SearchGPT)’를 공개했다. 오픈AI가 구글에 도전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으로 명확하고 관련성 있는 답변 제공을 최우선 기능으로 삼았다.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답하는 챗GPT와 달리 실시간 데이터가 답변에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검색 엔진 점유율을 둘러싼 빅테크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구글도 최근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