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이날 버틀러의 야외 행사장인 ‘팜쇼’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이곳은 지난 7월 13일 트럼프가 20세 남성 토머스 크룩스의 총격에 오른쪽 귀를 맞았던 현장이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피격 당시 외쳤던 “싸우자(Fight)”를 되풀이했다. 그는 “오늘 밤 나는 비극과 아픔의 여파 뒤 버틀러로 돌아와 펜실베이니아 주민과 미국 국민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전한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자랑스러우며 더욱 승리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공화당 우세 지역인 버틀러를 트럼프가 다시 찾은 것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스트롱맨’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화성을 점령하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유세에 참여해 “싸우자”고 외쳤다. 머스크는 “누군가의 인격을 가늠하는 진정한 시험은 총격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다”면서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대통령도 있었고, 총을 맞고도 주먹을 불끈 쥐고 뛰는 대통령도 있었다. 누가 미국을 대표했으면 좋겠느냐”고 말했다. 고령으로 후보에서 물러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를 대조한 것이다.
이날 해리스는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나선 연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해리스는 허리케인 피해가 큰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해리스의 방문에 맞춰 바이든 행정부는 노스캐롤라이나에 대한 긴급 재해복구 지원을 결정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980년 이후 대선에서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가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지역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트럼프를 맹추격 중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