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체중 자주 오르락내리락… “50대에 치매 위험”

입력 2024-10-08 04:13

중년 이후 갑작스러운 몸무게 변화는 건강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 급격한 체중의 증가 혹은 감소는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면역력 저하, 골다공증 등과 연관성이 깊다. 체중 변동이 클수록 사망률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 체중이 자주 오르내리거나 변동 폭이 클수록 조기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류지원 교수,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윤형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DB에 등록된 40세 이상 65세 미만 건강검진 수검자 360여만명을 대상으로 체중이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이른바 ‘체중 사이클’과 치매 발병의 상관성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1~2년 간격으로 5회 이상 검진받은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활용, 체중 사이클의 변동 폭을 이전 체중 대비 3% 이상, 5% 이상, 7% 이상, 10% 이상의 네 구간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3% 이상의 체중 변동을 겪은 환자에게서 치매 발생 위험은 3% 미만 정상군보다 1.2배 증가했다. 변동폭이 10% 이상일 땐 위험도가 배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치매 발병 평균 나이는 58세로 초로기 치매에 해당했다.

또 10년간 변동 폭이 10% 이상인 체중 사이클을 2회 이상 경험할 시 치매 위험은 2.5배까지 높아졌다.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낮은 사람보다는 25 이상(비만)으로 높은 경우 체중 변동 위험성이 더욱 증가했다.

류지원 교수는 7일 “체중이 빠졌다가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나 체중을 늘렸다가 급격하게 감량하는 등 사이클이 크고 잦을수록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조기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체중 관리에 대한 인식을 환기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몸무게의 지나친 변동은 대사 스트레스 등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중년 이상에서는 적당한 체중 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