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동남아 3국 순방… 이시바 日 총리도 만날 듯

입력 2024-10-04 00:19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용산 대통실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오는 6일 출국한다. 윤 대통령은 6일부터 11일까지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를 순차 방문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증진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 기간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윤 대통령 부부 순방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아세안은 라오스에서 열리는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수립할 예정이다. 2010년 이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였던 한·아세안 관계가 14년 만에 격상되는 것이다.

라오스에서는 ‘아세안+3(한국·일본·중국)’ 정상회의도 열린다. 윤 대통령은 이때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렸던 한·일·중 정상회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아세안과 한·일·중 3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시바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 총리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라오스에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일 간에 현재 양자회담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에 앞서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방문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7일로 예정돼 있다. 김 차장은 “필리핀은 1억명이 넘는 젊고 활기찬 인구와 니켈, 코발트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나라”라며 “대한민국의 자본, 기술과 결합할 때 상호 보완성이 큰 협력 파트너”라고 방문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방문할 ‘세계 금융의 허브’ 싱가포르에서는 양국 협력 분야를 인공지능(AI), 디지털, 첨단기술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싱가포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 달러를 넘는 선진국이며,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의 연사로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해외 청중들을 대상으로 ‘8·15 통일 독트린’이 갖는 국제 연대의 의미를 설명하는 첫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