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수사 관건은… 메시지 추가 존재 여부

입력 2024-10-04 01:03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명태균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처벌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두 사람 간 텔레그램 메시지가 추가로 존재하는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명씨는 3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공천개입 완결성 없어 보인다’는 발언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올렸다. 전날 김 여사와 자신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이 공개된 것을 두고, 사실상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한 바 없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공개된 텔레그램 메시지는 지난 2월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의 22대 총선 출마를 도왔던 명씨는 김 여사에게 “지난 대선 때 몸이 부서져라 대통령을 도왔다”는 등 김 전 의원을 도와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김 여사는 이에 “단수(공천)는 나 역시 좋지”라며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 의원이 약체 후보들 만나서 설득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만으로는 김 여사의 공천개입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대통령실도 원론적인 답변이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원과 회계담당자 A씨, 명씨 등의 휴대전화와 회계자료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 공천을 받아 당선된 뒤 명씨에게 9000여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공개되지 않은 김 여사와 명씨 간 텔레그램 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공개 메시지에서 김 여사가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검찰은 김 여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은 크게 두 갈래다. 2022년 재보궐 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김 전 의원을 창원의창 후보자로 공천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 2월 22대 총선에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구하고 이에 대한 지원 방안을 언급했다는 의혹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