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 감지에 최첨단 에어백… 현대모비스 신기술 65종

입력 2024-10-04 00:05 수정 2024-10-07 14:53
현대모비스의 ‘2024 R&D 테크데이’가 열린 지난 2일 겨기도 의왕시 의왕연구소 전동화연구소 현장을 참여자들이 살펴보는 가운데 현대모비스 관계자가 신기술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2일 경기도 의왕시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연구동에서는 모니터에 뇌파 그래프가 움직이는 모습이 시연됐다. 소형 헤드폰처럼 생긴 ‘엠브레인’을 착용한 한 연구원의 뇌파 그래프였다. 엠브레인은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부주의 정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경고해주는 시스템이다. 소리와 진동 등으로 졸음·부주의 운전을 경고해 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기술이다.

테크데이에서 공개된 ‘엠브레인’(뇌파를 감지해 운전자 부주의를 측정해 경고하는 시스템) 장치.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이날 의왕 전동화연구동에서 엠브레인을 포함해 ‘2024 연구·개발(R&D) 테크데이’를 열고 2~3년 안에 상용화될 모빌리티 신기술 65종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전동화와 전장(전기장치) 분야에 집중 투자해 이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테크데이에서는 각종 신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의 바퀴 4개가 90도 이상 회전할 수 있는 ‘크랩 주행’도 관심을 모았다. 휠 내부에 구동 모터를 장착한 차세대 구동 시스템인 인휠 모터와 조향·제동·서스펜션 기능을 통합한 ‘e코너 시스템’을 적용하면 가능해진다. 제 자리에서 360도 바퀴가 도는 제로 턴, 피벗 턴 등도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별화된 미래 모빌리티 상황을 그려볼 수 있었다.

신기술인 ‘e-코너시스템’의 구동 역할을 하는 ‘인휠 모터’다. 현대모비스 제공

e코너시스템은 상용화를 위한 내구성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엔드 차량이나 목적기반모빌리티(PBV)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엔지니어링실장(상무)은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갖출 수 있느냐 등이 충족되면 조만간 인휠 차량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야각 제어 기술로 디스플레이 화면을 운전자는 볼 수 없게 방지하는 ‘스위처블 디스플레이’, 앞 유리에 에어백이 닿지 않아도 스스로 지탱할 수 있어서 동승자를 보호해주는 ‘셀프스탠딩 동승 에어백’, 최대 탐지거리를 350m로 늘린 ‘고성능 전방레이더’, 악천후에도 인식 기능이 올라간 ‘적외선 카메라’ 등도 눈에 띄는 기술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의 핵심인 구동시스템, 배터리시스템, 전력변화시스템에서도 선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터·감속기·인버터를 통합한 ‘3 in 1 구동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이슈인 가운데 열 전이를 원천 방지하는 내열성·내화성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기차 충전 효율을 좌우하는 전력 밀도를 높이고 차량 내 V2L(차량 전력으로 전자제품을 이용) 활용도를 극대화해주는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기술도 중점 개발 중이다.

이번 테크데이에는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 벤츠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이 실장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대외환경 변화에도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경쟁력은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