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협동로봇 수요 증가세가 지난해 처음으로 꺾였다. 협동로봇은 아직 전체 로봇시장의 10%에 불과한 성장기 산업인데, 이른 시기에 수요가 둔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동로봇 업계는 고금리와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기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본다.
3일 국제로봇연맹(IFR)이 발간한 ‘월드 로보틱스 2024’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협동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5만7000대로 2022년보다 1.7% 감소했다. 2017년 1만1000대에서 2022년 5만8000대까지 지속해서 증가하던 신규 설치 대수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미국 유럽에서 수요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유럽연합의 협동로봇 수입액은 전년 대비 각각 4.2%, 7.9% 줄었다. 1년 내내 ‘글로벌 제조업 PMI 지수’가 50을 밑도는 등 경기 위축 국면이 계속되면서 제조 선진국의 협동로봇 수요도 함께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비싼 인건비로 인해 협동로봇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다.
다만 일시적인 수요 감소일뿐 장기 성장은 ‘정해진 미래’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는 협동로봇 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25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 협동로봇 1위인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1억40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3년 전 세계 협동로봇 출하 대수가 올해보다 7.4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건비 상승, 인구 감소 등을 겪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동로봇을 통한 생산 자동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2분기 매출 증가율은 10.1%였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역성장했다”며 “국내 로보틱스 업종 주가는 2~3년 뒤 성장성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최소 30% 이상 매출 증가를 보여줘야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