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감싸안고 총격 막아낸 이스라엘 엄마

입력 2024-10-04 03:23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총격 테러 현장에서 한 여성이 9개월 된 아들을 온몸으로 지켜 살리고 본인은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전날 텔아비브 야파지구의 한 경전철역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테러범은 요르단강 서안 출신 20대 팔레스타인 남성인 무함마드 찰라프 사하르 라자브와 하산 무함마드 하산 타미미로 밝혀졌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테러범의 총격 당시 인바르 세게브-비그더(33·사진)는 경전철에서 내리던 중 총에 맞았다. 그는 곧바로 아기띠에 안겨 있던 아들을 온몸으로 감싸 보호했다. 한 목격자는 와이넷에 “세게브-비그더는 열차에서 내리려다 총에 맞았다. (그녀의 품속에서) 울음소리를 듣고 아이를 빼내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희생자의 남편인 야리 비그더는 아내의 연락이 닿지 않자 현장을 찾은 뒤 병원에서 아내의 시신과 아들을 발견했다. 그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아기띠에 안겨 있던 아들은 엄마가 온몸으로 덮은 덕에 전혀 다치지 않았다. 평생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그대로 느끼길 바란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테러범 중 한 명을 사살한 시민 레브 크레이트만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의 시발점인 하마스의 음악 축제 공격 때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경전철역 근처에 있던 크레이트만은 총을 쏘고 달아나던 테러범 2명을 발견하고 권총을 꺼내 총격전을 벌여 한 명을 사살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크레이트만은 야파에서 공격을 막은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