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영화 ‘예수’가 디지털 시대에 맞춰 애니메이션으로 거듭난다. 국제 CCC(총재 데이비드 로빈스)는 내년 크리스마스를 목표로 새로운 애니메이션 버전을 준비 중이다. CCC 예수영화본부장인 조쉬 뉴웰(Josh Newell) 부총재는 지난달 28일 인천광역시 송도컨벤시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니메이션 예수는 미래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영화 ‘예수’의 의미와 진행 중인 애니메이션화 상황을 소개했다.
영화 예수는 1979년 첫선을 보인 뒤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를 정도로, 현재까지 21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수십억명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뉴웰 부총재는 “작년 한 해에만 7억5000명이 예수 영화를 관람했다”며 “특히 소외된 지역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뉴웰 부총재는 영화 예수를 통해 변화된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무슬림 청년은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자신의 언어로 더빙된 영화를 접하고 그 메시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 청년은 영화 속에서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 죄를 대신 짊어졌다는 메시지에 의문을 품고 제공된 전화번호로 연락했다. 뉴웰 부총재는 “영화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며 영화 속에 담긴 원초적인 복음의 힘을 강조했다.
다만 영화가 처음 만들어진 뒤 거의 반세기가 지난 상황이라 발전한 미디어 기술에 익숙해진 사람들, 특히 미래세대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래서 택한 것이 애니메이션 작업이다. 뉴웰 부총재는 “현재 할리우드 수준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픽사와 디즈니 출신 제작진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성서학자와 고고학 컨설턴트들이 참여해 역사적 고증을 철저히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당시의 생활모습과 복음을 더 생생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이밖에 소셜미디어와 메타버스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뉴웰 부총재는 “작은 장치에서 대형 화면까지 다양한 매체에 맞춰 변환될 예정”이라며 AI와 같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더욱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수 영화는 다양한 문화와 세대에 맞춰 각기 다른 예술적 표현으로 재해석되어 왔다”며 “다양한 기독교 미술 전통을 반영해 예수님의 이미지를 모든 문화와 시대에 적합하게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인천=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