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석관동과 강남구 대치동 12.5㎞ 구간을 잇는 동부간선 지하도로 공사가 2일 첫 삽을 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기 재임 시절인 2009년 사업 추진을 발표한 지 15년 만이다. 지하도로가 2029년 완공되면 석관동에서 대치동까지 통행 시간이 50여분에서 10여분으로 줄게 된다.
오 시장은 이날 성북구 서울민방위교육장에서 열린 동부간선 지하도로 착공식에서 “동북권과 동남권을 연결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로, 간선도로로 단절됐던 생활권이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하화로) 환경오염, 경관 훼손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20㎞/h 도로가 70㎞/h 도로가 된다”고 덧붙였다.
동부간선도로는 1991년 개통돼 차량 약 15만대가 매일 이용하고 있다. 서울 동부 지역 주요 교통축으로 자리 잡았으나, 교통량 증가로 상습 정체가 발생 중이다. 매년 여름 집중호우 시기엔 중랑천 범람으로 도로 침수도 반복되고 있다.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지하도로는 중랑천과 한강 하저를 통과하는 소형차 전용 왕복 4차로 대심도 터널로 건설된다. 지하도로가 완공되면 석관동 월릉교에서 대치동 대치우성아파트까지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5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동부간선도로 지상 교통량은 하루 15만5100대에서 8만7517대로 최대 4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방재 1등급 시설로 지하도로를 설계했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 하천관리기본계획을 준용해 200년 빈도로 찾아오는 폭우에도 지하도로가 침수되지 않게 진출입구를 계획했다”며 “폭우 시 통행이 제한되는 동부간선도로와 달리 지하도로는 제한 없이 365일 내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공공 가용 부지를 민간에 선공개하고, 부지에 대한 사업 계획을 후제안 받는 ‘공모형 민간투자사업’을 이달 중 시범적으로 시작한다.
그동안 민자사업은 민간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제안서를 제출하며 시작됐다.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 민간이 초기 투자비를 떠안아야 해 사업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시는 이에 공모형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공개 가용 부지에 민간의 사업안이 선정되면, 기획 단계부터 공공과 민간이 협의한다. 사업지 발굴을 돕고, 사업 기획은 협의로 체계화하는 것이다.
시는 공모형 민간투자사업으로 활용도가 낮은 시유지에 민간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민자 사업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