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편광필름 사업 매각 제동… 노조, 고용 보장 요구

입력 2024-10-03 01:53
2일 오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삼성SDI청주지회가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삼성SDI의 편광필름 사업 매각 추진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SDI청주지회(SDI지회)는 2일 서울 서초 삼성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매각 결정에 반대해 노조 지회를 조직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에 고용 보장과 노동 조건 유지를 전제로 교섭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10일 국내 수원(연구)·청주(생산)사업장의 편광필름 사업 일체와 중국 우시법인 지분 전량을 1조1210억원에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때 캐시카우였던 편광필름 사업이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리기 시작하자, 배터리 소재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정리를 결정했다.

청주사업장에는 편광필름 생산라인 3개에 근무하는 300명을 포함해 700여명이 일하고 있다. 매각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일주일 사이 100여명이 금속노조에 가입하며 지회가 만들어졌다.

노조는 매각 대상 사업장 직원들의 이후 근무 조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했던 LG화학의 사례를 참고했을 때,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의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정보기술(IT)·자동차용 편광판과 편광판 소재 사업을 각각 중국 기업에 매각하며 사업을 접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SDI지회는 사측이 고용 조건 명문화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파업 등 단체행동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지난달 30일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은 없을 것이며 인수 기업으로 이직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