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김교신은 무교회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하여 여러 비판과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미 김교신 당대에도 장로교 목사인 김인서와 글로 논쟁한 바 있는데 이 책에서 그 내용을 상세히 다룬다. 그러나 저자는 김교신의 ‘교회관’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도화된 교회가 갖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그렇다. 김교신의 넷째 딸 김정옥의 말을 들어보자.
“아버지는 무교회주의자로 알려져 오랫동안 한국교회의 비판 대상이 됐다. 그런데 나는 아버지가 참 교회를 회복하려고 평생을 헌신하신 분이라고 믿고 있다.… 성서가 말한 영적 공동체, 참 에클레시아로서의 교회 말이다. 이 한 마디에 김교신 선생의 방향성이 담겨 있다.”
김교신은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대면할 수 있다고 믿었다. 특정 시간이나 장소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종교 공동체는 참된 교회가 아니며 성서의 정신에서 이탈했다고 봤다. 그럼에도 그가 매력적인 것은 제도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장을 맡아 일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교회 출석 자체를 전혀 문제시하지 않았다. 될 수 있으면 교회에 출석하려고 했다. 한때 집 근처 장로교회에 등록하고 주일학교 교장에 임명된 적도 있다. 이는 교회가 ‘복음의 전달처’가 되기 때문이다. 또 교회에 다니면서도 교회에만 구원이 있다는 고집을 버리고 성서 중심적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다름 아닌 무교회주의자라고 말했다.
그에게 교회란 하나님을 대면하는 곳이었기에 일상이 교회여야 했다. 책은 김교신의 무교회를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하도록 돕는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제도 교회를 이탈하는 것이 무교회의 본질이 아니다. 김교신의 무교회는 오히려 참된 교회, 본질적인 교회를 지향한다. 물리적 장소로서의 교회, 일정한 시간에 예배를 드리는 교회를 넘어 일상을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공간인 교회로 재해석한 김교신의 무교회야말로 오늘날에 필요한 ‘교회론’이라고 저자는 보는 것이다.
교회 안과 밖을 구분하지 않는 일상의 영성과 제도와 비제도를 넘어서는 교회, 오직 성서만으로 신앙을 담보해야 한다고 믿었던 김교신을 만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