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주문형 비디오(TVOD) 플랫폼 시리즈온이 서비스 종료 절차에 돌입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콘텐츠 시청 환경이 재편되면서 스트리밍 비디오(SVOD)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 유료 VOD 중심 사업 모델이 점차 시장에서 도태되는 모습이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시리즈온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네이버는 그동안 시리즈온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영화, 방송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으나 디지털 플랫폼의 시장의 급격한 변황에 따라 아쉽게도 콘텐츠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시리즈온은 영화나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넷플릭스, 티빙 등 OTT와 달리 단건으로 구매해 소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시리즈온의 콘텐츠 판매는 오는 12월 18일 종료된다. 시리즈온은 구매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보관함 기능을 마련키로 했다. 판매 종료일까지 남아있는 유상 캐시는 환불될 예정이다. 사실상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으면서 시리즈온 멤버십 서비스와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의 ‘시리즈온 영화 무제한’ 이용권도 지급이 종료된다. 무료영화 메뉴는 오는 31일부터 이용할 수 없다.
OTT가 영상 콘텐츠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유료 VOD 판매 중심 사업 모델이 설 자리를 잃는 모습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률은 77%로 전년 대비 5% 포인트 증가했다. 2020년(66.3%)과 비교하면 10% 포인트 이상 올랐다. 반면 유료 VOD 이용률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월 구독료로 수많은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 한 편당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 VOD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시리즈온은 부진이 지속되자 지난해 6월 PC 다운로드 소장 상품 판매를 종료하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환했다. 네이버 측은 당시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고도화에 기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이 갖고 있던 시리즈온 운영권을 본사로 이관하며 ‘네이버나우’ 등 다른 동영상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결국 사업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 됐다. 시리즈온이 출혈 경쟁이 펼쳐지는 OTT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TT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환경이 변화하면서 서비스 유지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