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 최저 지지율, 특단 대책 없으면 국정 동력 상실한다

입력 2024-10-01 00:31

윤석열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집권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어제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응답자들의 긍정평가 비율은 25.8%였다. 1주일 전보다 4.5% 포인트 하락한 것이자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였다. 한국갤럽의 9월 둘째 주 여론조사에서는 20%까지 내려갔다.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10 총선 이후 5개월이 넘도록 20%대에 머물러 있다. 집권 중반기를 맞은 대통령으로서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5년 임기의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낮으면 대통령의 권위가 서질 않는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민들의 지지조차 받지 못하면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는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자칫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선 승리 직후 53%(갤럽)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하향 추세를 보였다. 역대 모든 대통령이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지지율 추락을 방치하면 정권의 존립 기반마저 흔들린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집권당인 국민의힘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이어 올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잇따라 참패한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평가 때문이었다.

윤 대통령 지지율 추락의 제1 요인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다. 명품백에 이은 주가조작 의혹, 총선 개입 의혹 등으로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불화 배경에도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자리잡고 있다. 여권의 집안싸움은 민심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7개월이 넘도록 장기화하고 있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정부가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윤 대통령은 여당의 선거 참패 때마다 ‘앞으로는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납득할 만큼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국정 쇄신은 없었고, 편중 인사는 해소되지 않았다. 김 여사 감싸기만 도드라졌다.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