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은 총 37개다. 1999년 7월 SK케미칼이 개발한 항암제 ‘선플라주’가 국산 신약 1호로 이름을 올렸고 가장 최근에는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을 출시했다.
이중 처방 시장 1위(유비스트 기준)를 기록한 30호 신약 HK이노엔 ‘케이캡’은 올해 처방액 2000억원에 도전한다. 케이캡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며 약효가 빠르고 오래 지속돼 야간에도 위산 분비량이 조절된다는 장점이 있다.
케이캡은 2015년 중국에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해외진출의 물꼬를 텄다. 이어 중남미 18개국, 아시아·북미를 포함해 총 45개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었고 이중 9개 국가에 출시됐다. 특히 케이캡은 3조3000억원 규모의 미국 시장에서 연내 임상시험 3상을 완료하고 품목허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HK이노엔은 제형 다양화와 적응증(대상 질환) 확대 등의 전략도 동시에 추진해 케이캡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인 신약 15호 보령 ‘카나브’는 연간 600억원이 넘는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카나브 제품군을 포함하면 1000억원을 넘겼다. 보령은 2011년부터 카나브와 카나브 복합제를 중남미와 동남아 지역에 수출하는 계약을 따냈다.
연간 처방액 500억원을 넘긴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30개국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품목허가 신청국은 중국·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국이다. 대웅제약은 인도·아랍에미리트 등 14개국에 펙수클루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1월 신약 31호로 허가받은 유한양행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8년 11월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 수출한 이후 6년 만에 미국을 뚫은 첫 국산 항암제로 기록됐다. 렉라자는 지난해 국내 처방액이 226억원 규모였는데 올해는 1분기에만 189억원(아이큐비아 기준)에 달해 연간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신약은 과거 국내 기업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였지만 기업 규모가 커지고 기술력이 축적되면서 글로벌 빅파마와 어깨를 견주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는 전기들이 잇달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