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더위… 태풍 ‘끄라톤’ 북상 중

입력 2024-09-30 01:59
기상청이 29일 오전 10시30분 발표한 제18호 태풍 끄라톤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낮에도 선선한 가을은 10월 초에나 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초까지 막바지 더위가 이어지다 18호 태풍 ‘끄라톤’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뒤에야 시원한 가을이 찾아올 전망이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30일과 다음달 1일은 경상권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일은 낮과 밤의 기온이 15도 이상 벌어지며 큰 일교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일까지 기온은 평년(최저 11~18도, 최고 22~26도)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가 언제부터 가을을 맞느냐는 태풍에 달려 있다. 지난 28일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끄라톤은 대만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천절인 3일부터 본격적인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 강도인 태풍은 대만에 도달하기 직전에 강도가 ‘강’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 ‘강’의 태풍은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33~43m 수준으로 기차가 탈선할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태풍은 1일 오전 9시쯤 대만에 상륙한 뒤 4일쯤 제주도 남쪽 먼바다까지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강도는 유동적이다. 태풍이 상대적으로 찬바다에 접근하며 에너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 남부 해상의 수온은 27~28도로 필리핀과 대만 사이 해수 온도에 비해 높지 않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대만 인근에서 방향을 바꿔 북상하면 열용량이 낮은 해상을 지나치게 되고, 결국 한반도 상공의 한기와 만나 그 기세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태풍과 별개로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남부지방과 제주도, 강원 영동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부딪히며 비구름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다음달 4일까지 예상 기온은 아침 8~20도, 낮 18~29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쌀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