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크리스천… 日이시바 “아시아판 나토 창설” 눈길

입력 2024-09-30 00:03
EPA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사진) 신임 총재 체제의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 의회를 조기 해산하고 오는 11월 10일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부총재로 내정하는 등 이시바 총재의 새 당직·각료 인선도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9일 NHK·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전 총재는 이시바 총재의 부총재직 제안을 수락했다. 당내 무파벌 세력의 거두인 스가 전 총리는 지난 27일 총재 선거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를 지지했다. 이로 인해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에게 뒤처졌던 이시바 총재가 결선투표에서 극적으로 역전할 수 있었다.

이시바 총재는 선거 초반 자신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가 1차 투표에서 3위로 낙선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당 4역’ 중 하나인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선거 경쟁자를 요직에 낙점한 것이다. 이시바 총재는 또 모리야마 히로시 총무회장을 간사장으로,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을 정무조사회장으로 기용하고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유임시키는 방침을 굳혔다.

외무상에는 방위상 출신인 이와야 다케시 중의원 의원, 방위상에는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 재무상에는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을 발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야 의원은 2018년 한·일 초계기 갈등 당시 방위상으로, 퇴임 직전 “한·일과 한·미·일 연대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카이치의 경우 총무회장직을 제안받았지만 고사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자민당 내에선 중의원(하원) 연내 해산론이 힘을 받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당내에서 조기 해산을 바라는 목소리가 강하다. 가장 빠르게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시점은 10월 27일”이라며 “하지만 이시바 총재가 기존 입장대로 예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면 10월 하순에 중의원 해산을 선언하고 선거일을 11월 10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20%대로 저조했던 자민당 지지율의 상승 폭이 중의원 해산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11월 10일, 혹은 24일에 선거를 치르는 방안이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재는 지난 27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야당과 논전을 한 뒤 판단을 받고 싶다. 가능한 한 빠르게 국민의 심판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며 조기 해산론을 거론했지만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시바 총재는 당선 직후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일본 외교정책의 장래’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기고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미국과의 핵무기 공동 운용론을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에 나토와 같은 집단 자위 체제가 존재하지 않고 상호 방위의 의무가 없어 전쟁이 발발하기 쉽다”며 “아시아판 나토 창설로 중국·러시아·북한의 핵 연합에 대한 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런 틀 안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인 ‘비핵 3원칙’(핵 제조·보유·반입 불허)에 위배될 수 있다.

이시바 총재는 지난해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핵 공유 필요성에 관해 질의했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비핵 3원칙 등 법체계에서 인정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