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자본잠식 해소… 정상화 발판 마련

입력 2024-09-30 02:0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연합뉴스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 재감사 ‘적정’ 의견도 받았다.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 지 9개월 만에 주식 거래 재개 가능성을 높이며, 기업구조조정 개선(워크아웃) 조기 졸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 2조7556억원, 부채 총계 2조3508억원, 자본총계 4048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총계는 이전보다 6285억원이 줄었으나, 부채총계가 6677억원이 감소해 자본총계는 392억원이 늘었다. 자산충당부채가 60개 현장에서 감소하며 자본잠식 해소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의견 거절’이었던 감사의견도 재감사를 통해 ‘적정’으로 정정됐다는 감사보고서도 나왔다. 자본잠식 해소와 감사의견 적정 판단으로 경영정상화 발판이 확보됐다.

다음 수순은 주식 거래 재개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고 태영건설에 대한 주식 거래 적격 여부를 판단할 전망이다. 다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면 태영건설에 대해 투자자뿐 아니라 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져 영업과 수주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차츰 개선되는 가운데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출자 전환, 영구채 발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최대 규모 PF 사업장인 마곡 CP4 ‘원그로브’를 준공하기도 했다. 또 시행사에 출자한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일부 브릿지론 단계 부실 사업장은 청산하는 식이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는 에코비트를 매각했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옥과 루나엑스 골프장 등 주요 자산 매각에도 진행 중이다. 채권단과 약정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착실히 이행하면서 워크아웃 조기 졸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적정 의견 감사보고서 제출로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됐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주식 거래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