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들이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AICT(Artificial Intelligence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AI·클라우드 분야의 기술력을 키워 글로벌 빅테크가 구축해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KT는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이 회사와 사업 협력 및 역량 공유를 위한 수조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양사는 향후 5년간 한국에 특화된 AI 솔루션·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I 연구개발 역량 강화, 국내 AI 전문 인력 육성 등을 추진한다.
KT는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할 글로벌 기업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을 위한 맞춤형 AI 사용 환경을 구축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법인에 3년간 전문 인력을 지원하고 현장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두 회사는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 GPT-4o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형언어모델(sLLM) ‘파이’(Phi) 등을 활용해 한국의 역사와 사회·문화를 반영한 AI 모델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의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억 달러(약 2624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도이치텔레콤과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이 함께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협력체를 구축했다. 이 협력체는 텔코 LLM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LLM의 성능 고도화와 AI 개인화 사업 등을 혁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월 메타코리아와 전략적 디지털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메타와 손잡고 자사가 개발한 AI 기술 익시(ixi)와 생성형 AI 버전 익시젠(ixi-GEN)을 활용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익시 공식 인스타그램 메신저에 익시 챗봇을 도입하고, AI를 활용한 세로형 릴스 제작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AI 주도권을 확보해 수익 모델을 다양화하려는 게 통신 3사의 공통적인 기조”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