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물질과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

입력 2024-09-30 03:06

‘맹모삼천지교’는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교육을 위해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아셨던 것이죠. 근대 교육은 19세기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말 합니다. 하지만 이를 알아도 모두 좋은 환경만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죠.

목적을 세우고 그 방향을 따라 이사를 하거나 어떤 결단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요. 오늘 본문이 전하는 메시지는 ‘십일조’와 ‘안식일’입니다. 물질과 시간의 문제를 다루는 건데 결국 하나님 중심의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십일조를 통해 주님은 ‘물질의 고백’을 보십니다. 더욱이 특별한 감동과 은혜로도 이어집니다. 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은혜의 영역입니다. 내게 주신 물질을 주님의 것으로 고백하며 드렸을 때 그 물질로 이뤄지는 모든 일이 바로 하나님의 역사임을 깨닫게 되고 깊이 감격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의 것으로 인정하는 믿음 생활의 기본이 돼 있지 않으면 그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삶을 살게 됩니다. 주님의 것에 대해 감사하지도 못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떼쓰듯 조르는 교인들의 모습도 더러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하나님을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본문에는 예루살렘에 있어야 할 많은 리더와 직분자들이 각자 자기 밭으로 도망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직분자들은 백성이 하나님 앞에 드리는 봉헌으로 살아가는데 백성이 하나님 앞에 십일조를 제대로 드리지 않자 호구지책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각자 먹고 살길을 찾았다는 겁니다. 결국 사명자의 자리는 비게 됐고 사역에 문제가 생기며 예루살렘 성전 공동체마저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집이 버려졌다면서 관리를 꾸짖고 흩어진 사명자를 불러 제자리에 세웠습니다. 레위 사람들이 받을 몫을 주지 않았다고 책망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집을 버렸다고 꾸짖었다는 걸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 뒤 믿을 만한 사람을 세워 하나님 앞에 바쳐진 예물을 나누는 일을 맡겼습니다. 더불어 안식일에 물건 팔고 안식일을 더럽힌 자들도 책망하셨죠. 그런 뒤 레위 사람들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자신을 정결케 하고 성문을 지켜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라”고 말이죠. 이는 모든 시간이 하나님의 것임을 기억하고 고백하는 표시로 안식일을 지켜 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시간을 사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때로 나중 일을 걱정하며 불안해합니다. 시간을 주님의 것으로 고백하며 사는 훈련이 되지 않아서입니다. 죽을 것처럼 힘든 일을 겪더라도 시간이 해결해 주는 걸 많이 경험하셨을 겁니다. 시간이 약이 되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 또한 주님의 은혜입니다. 시간을 통해 하나님이 상처를 아물게 하시고 충격받은 마음과 생각을 회복시키십니다.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시간을 통해 우리를 살리십니다. 매 순간 하나님의 때를 살고 있다고 고백한다면 더 이상 부족할 게 없습니다.

내 욕심을 위해 살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기쁨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안식일 지키는 것이 시작입니다. 물질과 시간을 바치는 삶,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찬양하는 놀라운 신앙고백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윤광서 목사(서울 영화교회)

◇서울 서초구 영화교회는 1978년 창립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소속 교회로 선교와 다음세대 양육에 소망을 두고 온 세대가 하나 돼 뜨겁게 예배하는 신앙 공동체로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힘쓰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