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81>] “배우고 싶다는 것 가르치며 우리끼리 행복하게 살았으면”

입력 2024-09-30 03:03
중증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은혜가 올해 초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웃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올해 초등학생이 된 은혜(가명·7)는 중증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 기본적인 신변처리는 가능하지만,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어 특수학급을 병행하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은혜의 부모는 5년전 이혼했다. 은혜는 어머니,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의 가정폭력과 학대로 은혜와 남동생은 정서 불안감이 높다. 특히 은혜는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높으며 소극적이다. 어릴 때부터 심한 폭력을 당한 탓인지, 남매가 길을 걷다가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귀신이 보인다고 소리지르는 등 높은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은혜의 어머니 박미영(가명·45)씨는 전남편이 친인척에게 진 빚을 그대로 떠안게 됐다. 아이의 아버지가 양육비도 주지 않아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박씨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건 신앙의 힘이 크다. 모녀는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에 출석 중이다.

박씨는 2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신앙이 없었다면 이 모든 상황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평안히 지내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아버지가 언제 나타나 협박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매일 두려움에 살고 있다”며 “재정적인 걱정 없이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초생활수급비로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박씨에겐 병원비도 감당하기 빠듯하다. 지적장애를 완화시키려면 주기적인 치료가 동반돼야 하지만 지금 형편에서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사교육비는 사치다. 홀로 어린 남매를 사랑으로 돌보고 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넉넉하진 않더라도 아이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학원이랑 배우고 싶어하는 거라고 걱정 없이 하게 해주고 싶어요. 더 바라는 건 없어요. 남매가 행복한 것. 그게 전부에요.”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2024년 8월 21일~9월 25일/단위:원)
※500만원 이상 모금될 경우, 목표액이 넘는 금액은 이현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장애아동에게 지원됩니다.
△신현주 100만 △곽인숙 김병윤(하람산업) 무명 이윤식 20만 △김용숙 공춘자 조군자 정홍심 조점순 10만 △김갑균 6만 △박재찬(김지향) 조병열 이관우 정연승 정인경 연용제 김덕수 김금선(이현이) 권성만 봉하순 5만 △하나 한승우 4만 △정의헌금 나철균 송현자 김광미 무명 임순자 조병열 3만 △김명래 정환세 2만 △초이 1만5000 △유홍민 여승모 한영희 생명살리기 김애선 1만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 1600-0966 밀알복지재단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