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티어·청년드림 비자 신설… 외국인 첨단 인재 유치한다

입력 2024-09-27 01:05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신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우수 외국인 인재 유치를 위해 ‘톱티어(Top-Tier) 비자’, ‘청년 드림 비자’ 등을 신설한다. 국내 주력 산업계에서 일할 전문·기능 인력을 향후 5년 내 10만명 이상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업종별 필요한 비자수와 불법 체류 상황 등을 꼼꼼히 관리해 국민 일자리에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박 장관은 “저출생 기조 장기화와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산업계 인력난이 심화하고, 지역 소멸 위기가 대두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외국인을 선별 유치하는 출입국 이민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총인구의 약 5%인 261만명으로 향후 5년 내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인력 유치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 만큼 각종 취업규제를 완화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우수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법무부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분야의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톱티어 비자를 신설한다. 해외 유수 대학 이공계 학사 학위가 있거나, 세계적 기업 혹은 연구소에 재직하는 외국인 인재들이 가족과 함께 걱정 없이 한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취업 장소나 연소득 등을 따져 체류 기간 및 동반가족 취업 비자 등에서 최고 수준의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자 신설은 내년 1분기에 추진되며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또 주요 경제협력국이나 한국전쟁 유엔 참전국 청년들에게 혜택을 주는 ‘청년드림’ 비자도 신설한다.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동시에 인턴이나 취업 기회도 주는 제도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학생 등 청년들이 한국에 더 자유롭게 올 수 있도록 해 추후 한국 유학이나 취업 등도 계획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인구 감소 문제를 겪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상황에 맞게 외국인력을 유치하는 ‘광역형 비자’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외국 인력 유입으로 우리나라 국민 일자리가 침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비자 발급 규모 사전 공표제’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어떤 업종에서 인력 수급 불균형이 있는지 정확히 따져 다음 연도에 필요한 비자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이 있는 경우 모니터링 분야로 지정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비자 규모를 줄일 방침이다. 박 장관은 “불법체류자 문제에도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