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사자성어 가운데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표현은 중국 사마천의 ‘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 고조 유방이 한신에게 군사적 능력을 묻는 과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오늘 말씀은 기드온이 지휘하는 이스라엘과 미디안의 전쟁 이야기입니다. 미디안으로부터 민족을 구하기 위해 기드온이 의병을 조직했는데, 그를 따라 자원한 인원이 3만2000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13만5000명의 미디안 군대에 비하면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사사기 7장 2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십니다.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이라고 하시며 그들을 돌려보내라고 하신 것입니다. 먼저 두려워하는 2만2000명을 돌려보내고 1만명의 병력이 남았는데,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그 숫자가 많다고 하시며 그들을 물가로 데려가 시험을 통해 다시 병력을 추리라고 명하십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13만5000명이나 되는 미디안 연합군에 맞설 병사로 300명을 택하시고 이들을 통해 전쟁을 치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결정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300명의 병사로 미디안과의 전쟁을 치르게 하셨을까요. 사사기 7장 2절에서 그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3만2000명의 병력도 13만5000명의 미디안 군대에 비하면 부족했지만, 전략적으로 승산이 있어 보이는 규모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로 인해 이스라엘이 스스로 자랑하지 않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300명의 병력은 인간적으로 생각할 때 절대로 승리가 불가능한 숫자입니다. 그러므로 기드온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고 자랑하는 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기 원하시고 하나님만 믿고 의지하는 자가 되길 원하십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나고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됩니다. 3만2000명의 용사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300명만 남았을 때 그 병사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전쟁에 나가게 된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을 것이며 오히려 선택받지 않은 이들이 다행으로 여기는 분위기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300명으로 13만5000명을 물리친 기적을 경험한 자들은 누구였습니까. 집으로 돌아간 자들이 아니라 전쟁에 나가도록 선택된 300명의 용사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는 엄청난 축복을 누린 자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놀라운 일을 이루시며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부족함과 결핍은 우리를 망하게 하는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위한 최적의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족하거나 연약하다고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염려하지도 마십시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300명의 병사들처럼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나팔을 부는 수준의 일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모두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주가 하나님됨 알지어다.” 그러므로 부족하고 결핍된 삶의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하나님께서 영광 가운데 이루실 놀라운 역사를 경험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김지환 알파교회 목사
◇인천 남동구에 있는 알파교회는 초대교회 정신을 따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라는 모토 아래, 실천적인 목회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