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비영리법인이 회사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현재의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영리기업 체제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런 변화 속에 오픈AI의 주요 인물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더 큰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서다. 2015년 비영리 인공지능(AI) 연구단체로 설립된 오픈AI는 2019년 영리법인인 오픈AI LP를 자회사로 설립했으며, 이 자회사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 연구자금을 조달해 왔다.
그동안 오픈AI 이사회는 자회사의 모든 사업을 통제하며 영리법인의 투자자 이익 배분에도 엄격한 상한선을 둬 이에 반대할 경우 창업자까지 축출하기도 했다. 상한선 초과 이익은 비영리법인에 귀속돼 오픈AI가 지향하는 인류 전체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취지였다. 지난해 11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이 같은 이유로 축출됐다가 복귀했다. WSJ는 “비영리법인의 통제가 사라지면 오픈AI에 거액의 신규 투자가 유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미라 무라티(35)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엑스에서 “나만의 탐험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싶어 물러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퇴사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 지배구조 전환에 따른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는 공동 창업자 존 슐먼이 회사를 떠나 경쟁사인 앤스로픽으로 옮겼고, 또 다른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은 재충전을 이유로 연말까지 장기 휴가를 냈다. 지난 5월에는 공동 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퇴사하며 AI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오픈AI를 떠났다가 지난해 초 재합류했던 공동 창업자 안드레이 카르파티도 지난 2월 다시 그만뒀다. 블룸버그통신은 공동 창업자 가운데 올트먼과 보이치에흐 자렘바 두 명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분야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구글은 퇴사했던 인재를 재고용하기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구글이 AI 스타트업 ‘캐릭터.AI’와 27억 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명목상은 기술 사용 비용이지만 창업자 노엄 샤지르의 구글 근무가 주된 이유라고 보도했다. 샤지르는 2000년 구글에 입사했다가 2021년 퇴사하고 캐릭터를 창업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